아직 앳되어 보이는 소년이 눈을 깜박이며 앞에 있는 소년을 바라봤다. 소년이라기엔 덩치가 있어 묘하게 소년과 청년 사이의 남성미를 풍기는 느낌의 사내와 이렇게 단 둘이 있기론 또 처음이라 침을 삼키며 그가 운을 떼기를 기다렸다. 이미 찌푸리고 있던 인상이 사정없이 구겨지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한 쪽 무릎을 꿇고, 소년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인적이라곤 둘 밖에 없는, 그런 고요한 숲 속에서 말을 읊조린다.
- 내 피와 살로…………………………………………………………………………………………………………,
선언과도 같은 말이 끝나고 얼굵을 붉히며 떠난 그 자리에 놓인 붉은 색 특이한 꽃모양을 가진 화분이 노여져있었다. 소년은 그 화분을 소중히 품 안에 가지고 길을 떠났다.
그것이 소년이 16이었던 한 때,였다.
2015.06.21
츠나무쿠 2769
네가 떠난 후
isya
소년은 청년이 되고, 또 다른 소년도 청년이 되고, 그렇게 자란 한 청년이 어딘가로 걸어나갔다, 손에는 새하얀 백합을 들고. 걷는 소리마저도 힘이 빠져있다는 게 느겨지는 단조로운 발걸음으로 어딘가를 향했다. 사람이 드물게 온다는 게 느껴지는 한 풀숲에 그래도 신경을 쓰는 것이 느껴지도록 얼추 관리가 되어있는 장소에 이질적으로 놓여있는 묘가 있었다. 그 묘 앞으로 다가가 가져왔던 꽃을 놓고는 아무런 표정없이 묘 만을 바라보았다. 혹시나 싶어, 관의 뚜겅을 만지작 거리지만, 결국 열지 못하고 몸을 돌려 그 장소에서 벗어나 버렸다. 그렇게 청년을 잡고 있던 고리는 부셔져버렸다.
" 야레야레, "
기쁘다는 듯이 눈웃음을 치는 새하얀 청년이 고개를 살짝 기우는 것으로 오는 공격을 피했다. 무엇이 신이도 나는지 나오는 말이 경쾌한 음색이었다.
" 우리 뭌쨩이 이러는걸, 츳쨩이 알려나 모르겠네~ "
" 닥치시죠,백란. 네가 감히 입에 올려도 되는 사람이 아닙니다. "
" 야레야레, 그저 데치모가 부러워서 그러는거야, 아! 혹시 내가 죽인 사람이라서 그런가? 후훗 "
그의 말이 지뢰임을 증명하듯 한층 진해진 살기에 백란이 호오, 하며 놀라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내 눈꼬리를 휘어가며 해말게 웃음을 지었다.
" 전하고 살기가 다르잖아? 노력해봐, 뭌쨩. "
죽여버리겠어, 라는 눈으로 바라보며 공격을 감행하는 무쿠로의 모습에 야살스럽게 입술을 핥으면서 그의 공격을 쳐내고는 그의 손과 발을 가볍게 제지 시키고는 머리카락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으-, 작게 울려퍼지는 고통이 가득 담긴 소리,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표정임에도 눈빛은 그 안에 살기로 가득차 있어 그저 백란은 웃으며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 그의 귓가에 새겨넣으라는 듯 입을 움직였다.
" 그는, 이미, 죽었어, 뭌쨩. "
그의 말에 자잘하게 흔들리는 그의 눈에 재미가 없다는 듯이 잡고 있던 머리를 놓아주자 바닥에 쓰러진다. 이미 박살이 나버린 그의 전투의지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 곳에 가둬 둘 뿐이었다.
달칵, 그가 가두어진 방에서 백란마저 나가자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 얼굴을 감쌌다.
" 으, "
작게 울리기 시작한 소리가,
" 으,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비명이 되어 마음을 할퀴어버렸다. 손 사이로 보이는 투명한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감독에 갇힌 무쿠로는 익히 만들어냈던 패를 이용하여 새로 온 그들이 움직이기 좋도록, 판을 서서히 구성하였다. 그가 안다고 해도 심하게 생각을 못하도록 하는 그런 판을, 감옥에서 구성하던 중 크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저, 무쿠로님. 혹시 보스랑,
" 아니요, 그와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습니다. 나의 크롬, 원하는 대로 움직이세요. 그것만으로도 제게 힘이 될테니. "
- 네 알겠습니다, 무쿠로님.
크롬의 시야를 통해 그를 볼 수도 있지만, 그러기를 거절하는 쪽은 무쿠로쪽이었다. 크롬이 이유를 물어보아도 답해주지 않고 그저 전하는 말이곤 자신이 알던 이와는 다른 이라는 답변을 할 뿐 다른 말을 하진 않지만 연결되어있을 때 흘러오는 울렁거림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크롬은 그저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그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종종 리본의 부탁을 기반으로 츠나가 말을 걸려고 할 때마다 크롬은 그저 고개를 저으며 무쿠로의 말을 대신하여 전하였다.
" 무쿠로님이, 자신이 묻을 수 있는 말은 그의 말이라면서, 아무리 보스여도 안 된다고. "
" 젠장, 무쿠로 자식! "
" 후, 어쩔 수 없나. "
그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대답을 얻을 뿐.
계획했던 대로 돌아왔다. 부하들과 프랑을 이용하여 몸을 돌려받고 백란과의 마지막 전투에 한 방 먹이는 것 까지,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 씁쓸함이 가득 담긴 웃음을 지으며, 점점 사라지는 크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 거기서도, 행복하길 바랍니다, 나의 크롬. "
" 무쿠로님, 저, 괜찮으세요? "
되려 자신을 걱정할 줄 몰랐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다 이내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저는, 이제 괜찮습니다. "
그렇게 모든 것은 원래대로 돌아갔다. 10년 전에 온 이들은 그들의 본 세상으로, 그가 없던 세계는, 잠들어 있던 그가 깨어나는 것으로, 그의 무덤이 열리고 약물과 함께 서서히 눈을 뜨고 상체를 세운 츠나가 주변에 있는 이들을 둘러보더니 싱긋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 아아, 백란을 이겼구나. 다행이다, 생각했던 대로 되었네. "
" 보스!!! "
울음바다가 된 현장에 츠나는 익히 예상했다는 듯 그들을 토닥여주었다. 무쿠로는 웃고 있는 츠나를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런 무쿠로가 걱정이 되는지 조심스럽게 꽉 쥔 주먹에 자신의 손을 겹치고 올려다보니 그 시선을 느끼기라도 한 것인지 미소를 지어주고는, 그 곳을 벗어났다.
그런 두 안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츠나가 고개를 돌려 히바리를 찾았다. 히바리 역시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던 것인지 시선이 뒷 모습에 박혀있다가 츠나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고는 그가 물어 볼 말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고개를 저었다. 그에 츠나가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가 빠르게 웃는 얼굴로 바꾸고는 주변을 토닥여주었다.
그리고는 그날 신문에는 봉고레 데치모의 생환이라는 기사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가 살아 돌아온 뒤 보스의 승인만을 기다리는, 당장 처리해야하는 수없이 많은 서류에 웃음을 지으며 하나 처리했다.
" 보스, 회의시간입니다. "
비서의 말에 처리하던 서류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으로 향한다. 이렇게 돌아오게 될 줄도 몰랐지만, 자신에게는 며칠 되지 않은 것 같은 이게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기에 미소를 지으며 회의장으로 들어섰다. 오랜만에 전원 참석해 있는 이 회의장의 제일 상석에 앉아 다들 감회가 새로운지 표정이 오묘했다. 울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이들처럼. 그런 모습에 피식 웃으며 자신의 수호자 한명 한명을 눈에 담았다. 안 오는 것이 익숙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를 입에 담았다.
" 크롬, 무쿠로는? "
" 글쎄요. "
자신도 모른다는 듯, 조금을 단호한 그녀의 목소리에 회의에 안 나오는 것은 익숙한 일이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는 회의를 진행하였다. 그동안 밀린 일과 당장 지원이 필요한 곳, 전체적으로 파악하여 재배치를 하며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얼추 회의가 끝나고 서류를 들고 나가는 이들 사이로 나가려는 크롬의 모습이 보여 츠나가 그녀를 불러세웠다.
" 아, 크롬, 잠시. "
그의 말에 나가던 길에서 몸을 돌려 그에게 다가갔다. 모두가 나가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츠나가 슬쩍 크롬이 들을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 혹시, 무쿠로 많이 아파? 어디 아프기라도 한거야? 그럼 봉고레 병원에 있으려나? "
그의 질문에 그 말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 쉬지않고 입을 움직였다.
"오랫동안 물속에 잠겨있었기 때문에 영양적인 면에서 부실하고 골격이며 뭐며 당장 움직이지 못할 정도에 전투로 인해서 몸이 많이 상해서 더 심한 전투였다면 생명까지 위협될 지경이라고, 그 말을 하고서 위치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아무리 보스라고 해도 무쿠로님이 보길 원치 않아하셔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
" 크롬?! "
자신이 할 말을 마치고 단호하게 몸을 돌리는 그녀의 모습에 그녀의 말이 아직 해석이 되지도 않았는지 여전히 얼빵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녀를 불러세웠다. 나가지도 못 한 그녀가 한숨을 내쉬더니 인상을 찌푸린다. 그러고는 아까 전의 동글동글했던 느낌과는 다른, 날카로운 느낌에 츠나가 활짝 꽃이 피듯 웃으며 그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 무쿠로! "
그를 향해 뻗은 손은 무자비하게 그의 손에 내쳐졌다.
" 더 이상 찾지 말았으면 좋겠군요, 불쾌합니다. 봉고레의 안개는 둘이었으니 하나여도 충분하겠죠. 크롬도 능력에서 부족함이 없는 아이일테니, 그럼, "
갑작스러운 그의 선고에 츠나가 다급하게 그를 잡았다.
"잠시만! 갑자기 왜 그러는 건데! "
" 하, 몰라서 묻습니까?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와는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군요. 그리고 크롬을 괴롭혔다간, 크롬 역시 안개자리에서 빼낼 수 있으니 알아서 생각하시길. "
" 무..! "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돌아가버린 무쿠로의 모습에 츠나는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손을 저어 크롬에게 가보라는 의사를 표했다. 그러자 크롬은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빠르게 자리를 벗어나버렸다.
" 하아, 어째서? "
청년이 되어버린 소년의 마음속에 작은 의아심만이 생겼을 뿐이었다.
더 이상 안개가 빠지는 것은 위험하기에 크롬에게 물어보았다간 그만 둘 것 같아 더이상 물어보지 못 하고 독자적으로 무쿠로의 행방을 찾아보지만 나오는 자료는 없기에 그저 머리를 쥐어짜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안개랍시고 숨는 것도 도가 튼 그의 행방에 그저 한숨을 흘렸다. 서류처리보다 어려운 것이 생겼다며 조직원이 조사해온 서류를 아무리 바라보지만 그의 행방이 나타나있기는 무리. 또 다시 한숨을 내쉬는데 똑똑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 아, 히바리 선배, 어서오세요. "
한 가득 들린 서류를 들고 히바리가 들어왔다. 그를 반갑게 맞이하며 그가 가져온 서류를 읽으면서 무쿠로의 행방에 관련된 서류를 전해주며 입을 열었다.
" 혹시, 약속에 관한거라던지 무쿠로가 어딨는지 찾아내셨나요? "
그의 말에 히바리는 고개를 저으며 받은 서류를 내려놓고 차의 향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 약속이라면, 글쎄, 그녀석 성격에 약속이라는 것을 할 만한 사람인가? "
그렇게 그의 행방은 점점 미궁으로 흘러갔다.
그가 사라지고 찾기 시작한지 한 달 쯤 되었을까, 어느 정도 복구된 상황에 한 조직원이 화분을 들고 복도를 지나쳤다. 고쿠데라와 이갸리를 하고 있던 츠나가 무언가, 스쳐가는 느낌에 빠르게 몸을 돌려 그 조직원을 바라보았다.
" 저, "
" 네 보스! "
" 이 꽃이 뭐죠? "
" 아 이거요? 맨드라미입니다. 꽤 독득하게 생겼죠? "
그녀의 말에 번뜩하고 떠오르는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다급하게 그녀의 어깨를 잡고 입을 열었다.
" 혹시 꽃말, 꽃말이 뭡니까? "
젠장, 낮게 욕설을 중얼거리며 빠르게 발걸음을 옮긴다. 어째서 잊어버리고 있었을까, 그가 내 사람이 된 기념적인 날인데, 자기를 속으로 헤치며 달려간 곳은 안개의 집무실. 문에 노크를 해야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벌컥 문을 열어버렸다.
" 크롬! "
그 안에는 조직원에게 보고를 받고 있던 크롬이 있었다.
" 무슨 일입니까, 보스 "
일단 눈짓으로 나가보라는 신호를 주자 조직원들이 둘 에게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 무, 무쿠로 어딨어? 나 다 기억났는데! 무쿠로한테 전해야해, 무쿠로한테 말해야 하는데, "
크롬이 이어폰에 달린 마이크로 밖에 서있는 이들에게 무전으로 신호를 주기 전까지 오지 말라고 말을 전하였다. 그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 츠나를 대신하여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진 것을 느낀 크롬이 싸늘하게 미소를 지었다.
" 아, 이제 생각해낸 거야 보스? "
크롬답지 않은 차가운 말투에 허둥지둥하던 것도 잊고 크롬을 바라보았다. 그런 츠나의 모습이 재밌기라도 한 지 피식 웃으면서 크롬이 입을 열었다.
" 이미 무쿠로님은 마피아에서 손 떼셨어요. 평범하게 살아가신다고 하더군요. 저희들도 환영입니다. 더이상 이 썩은 세계에서 고통받으시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거든요. "
" 하지만 무쿠로는, 빈디체의, "
" 그 점은! 보스께서 못 하셔서! 저희끼리 해결했습니다! 그 강인한 모습은 정신적인 모습이었을 뿐이었고! 육체적으론 제대로 거동도 못 해서 가만히 누워있기도 힘든 모습을! 저희들이 잘 치료하고 보듬어 드리고 있으니, 보스는 손 떼시지요. "
크롬의 몇 안되는 울컥한 외침을 뱉고는 숨을 고르며 올라온 감정을 애써 내려담았다.
" 그러니 보스는, 이제 무쿠로님을 잊으시죠. 더 이상 건물 박살나고 그러는 것에, 머리 쥐어 짜매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제 말을 잊고 다시 무쿠로님을 찾으신다면, 저도 어쩔 수 없네요. 그땐. "
강한 의지가 담긴 시선에 츠나가 손톱이 손바닥 안으로 파고 들 정도로 힘을 꽉 주더니, 크롬에게 더 이상 말을 건네지도 못 한 채 몸을 돌려나갔다. 그 모습에 크롬은 그가 보지 못 하겠지만 인사로 배웅하고는 그가 나가자마자 조직원들을 불러 아까 지시 내리던 것을 계속 진행하였다.
정처없이 복도를 걸으며 입술을 꼭 깨물고 피가 나자 그 주변에서 서류를 보며 도와주고 있던 리본이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 무슨 일이냐 "
" 리본, 혹시 무쿠로, "
하지만 말은 그의 입 안에서 정처없이 멤돌아 마무리를 짓지 못하였다. 그런 바보같은 제자의 모습에 중절모를 꾹 눌러쓰더니 그의 손목을 잡아 끌고는 보스방으로 갔다.
여전히 정신차리지 못하는 그를 쇼파에 앉혀놓고 에스프레소를 직접 내려주어 앞에 두고 자신도 한 모금하고는 리본이 먼저 입을 열었다.
" 무쿠로랑 했던 약속 말이냐? "
그에게서 들을 줄 몰랐다는 그의 말에 눈을 크게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역시,
" 어 리본, 알아? "
바보같은 자신의 제자를 위해 서서히 입을 열었다.
" 당연하지, 그때 네게 도청기 해놨었으니까, "
" 엣 "
" 무쿠로도 이미 눈치채고 있었던 건데 그냥 넘어가주더군. "
" 헤에에에!?!! "
" 그래서 그게 왜. "
" 아, 내가 너무 늦게 깨달아서, 안개가 크롬 하나가 되었어. "
" 그렇군. "
" 그게 끝이야? 무쿠로는 우리와 함께! "
" 10년동안 수조속에서 고생하면서 도왔지, 하지만 그게 뭐, "
" 리본! "
" 넌 보스야, 그래서 그를 장기말로 쓴 것에 죄책감이라도 느끼나? 아니겠지. 그 위치엔 그밖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이미 넌 알고 있었을 테니까, 게다가 효율적으로 그가 움직이기 위해서 네 죽음에 관한 비밀을 말 안 했던 것이었겠지. 눈에 훤하게 읽히는 사정을, 과연 그가 모를 거라고 생각한거냐. "
" ......... "
" 쯧, 게다가 무쿠로가 일반인이 된다는 점에서는 크롬과 이미 이야기를 나눈 후다. 그쪽에서는 이미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되어있더군, 포기하고 도장 찍는 방법밖에 없도록 만들어놓았고. "
" 봉고레 정보를 가지고 가면, "
" 그러면 크롬 손으로 직접 무쿠로를 죽인다고 까지 했으면, 끝났지. 저쪽은 서로를 가족으로 여기는 이들이니. "
우아하게 커피를 넘기는 리본에 비에 츠나는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그저 잔을 만지작 거리면서도 입을 열지 못하였다. 그런 츠나의 모습에 리본이 쯧, 혀를 차더니 이내 먼저 일어나 방을 나섰다. 그러고 밖에서 전화기를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 오늘 데치모에게 가야할 서류는 자신 쪽으로, "
그렇게 한동안, 그의 방 주변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 으아아아아아아!!!!!!! "
생살이 뜯기기라도 하는 듯, 그저 고통섞인 비명소리가 아주 작게나마 문너머 들려왔을 뿐,
- 내 피와 살로 이루어진 길을 따라 그대가 걸어나가며 내 몸은 그대의 방패가 되어 내 능력은 그대의 창이 될지니, 그대의 한 사람이 되는 자리를 이 자리를 빌어 맹세합니다.
- 이 꽃의 꽃말은 수호라고 해요, 당신을 지키고 싶다. 제가 생각하기엔 봉고레에 딱 어울리는 꽃말인 것 같아요. 서로가 서로를 지키는 패밀리잖아요.
깨진 유리는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 하듯, 그들의 실 역시 그렇게 조각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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